본문 바로가기

문화/일본의역사

혼란기의 일본 역사 정리

반응형

혼란기의 일본 역사 정리(서론)

우리나라 역사도 잘 모르면서 하물며 일본 역사를 정리한다는 게 무리가 따른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나, 한 번쯤은 시도해야겠기에 정리해 봅니다. 일본어를 몰라 번역서 몇 권만 갖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되도록 이면 사실적으로 기술하고자 합니다.

1542년(덴분 11년), 천하의 책사 야마모토 간스케를 만난 가이의 젊은 영주 다케다 하루노부는 천하제패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다. 후일 신겐이라 불리는 바로 그 사람이다. 간스케는 하루노부에게 천하제패의 첫걸음으로써, 통일 세력이 없던 이웃나라 시나노 병합의 비책을 진언한다. 간스케의 권모술수로 스와의 불만 세력인 요리쓰구로 하여금 반란을 일으키게 하고 그 진압을 구실로 스와를 침공하여 자신의 매제인 스와 요리시게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요리시게의 딸 미사 공주를 측실로 삼는데............

메이지 유신을 포함하여 현대에 이르는 일본인의 의식 거의 대부분은 1600년 세키기하라의 결전을 거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본 통일로부터 1853년 페리의 흑선(黑船)이 도래하기까지 약 250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초기와 후기의 혼란기를 제외하면 약 200년의 평화가 현재의 일본 문명의 뼈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200년의 평화, 대단한 사건이다. 한 민족(국가)공동체가 체제의 여하를 떠나서 한 문화의 스타일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평화가 아니었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1백 년이 넘게 그들은 미야코(京都)를 중심으로 목숨을 걸고 싸웠다.

다케다 신겐은 특별히 매력적인 인간미를 풍기는 사람이다. 그는 동양 전통의 무인이 갖추어야 할 지략과 카리스마를 모두 가진 인물이다. 손자의 병법에서 끌어들인 풍림화산(風林火山)의 깃발에는 그의 군사적 전략이 응축되어 있다. 싸우기 전에 온갖 권모술수와 회유책으로 적의 항복을 유도하고, 일단 싸움에 임하면 일본 최고의 기마 병단으로 철저히 공략한다. 그래서 신겐이란 이름은 거의 호랑이를 도망치게 하는 곶감 같은 울림을 가졌다.(註解: 일본 속담에 호랑이는 곶감을 무서워한다) 전장에서는 얼굴이 닮은 동생을 그림자 무사로 활용하는 재미있는 장면도 연출하는 그였다.(註解: 몇 년 전 카게무샤란 일본 영화가 우리나라에 방영된 적이 있었다.) 신겐이 얼마나 강력했던가는, 일본 통일을 눈앞에 두고 급사(註解: 도쿠가와 이에야스 척후병이 쏜 총탄에 쓰러짐)한 이후 그의 나라 가이(甲斐)가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지는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전국시대의 무장들의 인물상만 분석해도 인간이 얼마나 다양하고 또 얼마나 어리석고, 때로는 얼마나 천재적인지를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라는 인물도 재미있다. 신겐에게 패하여 도망치면서 말 위에서 똥오줌을 싸고, 그 몰골을 신하들에게 솔직하게 보이면서 꿋꿋한 자세로 화공을 불러 그림을 그리게 하여 살아갈 날의 교훈으로 삼는 대범함과 활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거의 종복(從僕) 수준에서 위를 향해 오로지 치고오른 사람이다. 치밀한 두뇌의 소유자였지만 그는 배운 게 없었다. 그러나 토목기술과 대인관계에 능했다. 한마디로 그는 인기 있는 사람이었고, 남에게 욕을 먹지 않는 사람이었다. 치밀한 두뇌의 소유자였지만 건방지게 나서지 않았다.

오다 노부나가는 거의 일본인이 아니다. 그는 일본사의 어떤 장면에서도 그와 비슷한 사람을 발견할 수 없는 특이한 캐릭터의 소유자였다. 거의 현대인에게 가깝다고나 해야 할까. 천재였고, 강력한 미의식의 소유자였다. 1543년 다네가시마에 표착한 포루투갈인이 남긴 2정의 화승총에서 비롯된 철포의 전래 이후, 재빨리 철포를 전술에 도입하여 전쟁의 양상을 바꾸어버리는 기민함과 천재적 발상을 가진 인물이다. 전쟁 중에도 아즈치 땅에서 스모와 연희 등의 흥행을 벌여 입장료를 받는 그 사고방식하며, 아즈치 성의 화려한 장식에다 예술품에 대한 취향과 감식안, 포루투갈의 선교사에게 야소교의 자유로운 포교를 허용하고 교회 설립을 인가하는 열린 태도하며, 남보다 몇 배나 바쁘게 사는 가운데서도 선교사를 불러들여 로마사 강의를 듣는 등 앎에 대한 욕구, 천황과 귀족들에 대한 혁명적 태도, 상인들의 독점 상권을 폐지하여 직접 세금을 거둬들이고자 하는 경제 감각, 몇 만의 종교집단을 몰살시켜버리는 잔혹한 정치적 결단, 엄격한 군율과 아랫사람에 대한 엄한 태도,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그의 행위는 모든 면에 걸쳐 혁명적이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이들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저주의 대상이며 악의 현현(顯現)이었다. 모치즈키 세이노스케라는 인물의 눈에 비친 다케다 신겐은 자신이 모시는 스와의 옛 주군을 살해하고, 사랑하고 흠모하는 미사 공주를 강탈한 살인자이며 도적에 지나지 않는다. 세이노스케는 미사 공주를 잃고 다케다 가의 몰락을 꿈꾸며 전국시대의 무사로서 다케다 가를 꺽어줄 무장을 찾아 방랑한다. 어쩌면 전국시대 사무라이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인물일 것이다. 자신의 이익과 목적에 따라 사무라이는 주인을 선택한다. 결코 주인이 사무라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신겐의 군사 야마모토 간스케도 스스로 주인을 찾아간다. 배신과 술수가 난무하는 난세의 무사가 충성과 의리로 움직일 리는 없다. 사무라이는 그야말로 배신의 중심에 선 전투의 핵심 계급이었다. 그 사무라이 계급의 세이노스케와 신겐 휘하에서 활약하는 군사 야마모토 간스케를 스승으로 둔 미남 무사 가스가 겐고로의 시선으로 바라본 신겐과 노부나가의 전국시대가 기대되고 있다.

혼란기의 일본 역사 정리(다케다 신겐 편)

※ 등장 인물

다케다 하루노부: 가이의 영주. 아버지 노부토라를 스루가의 이마가와 가문으로 추방하고 22세의 나이로 영주의 자리에 오른다. 뛰어난 근골에, 무술로 단련된 몸, 햇빛에 그을린 얼굴, 그리고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다. 후일 신겐(信玄)으로 개명. 천하재패의 야망을 불태운다.

야마모토 간스케: 미가와국 우시쿠보 출신. 한쪽 눈을 안대로 가린 애꾸눈이며 얼굴은 솔방울처럼 울퉁불퉁하며, 키도 거의 난쟁이에 가깝다. 그러나 생김새와는 전혀 다르게 지략과 전술에 뛰어난 하루노부의 군사 역을 맡으면서 하루노부의 천하통일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

가스가 겐고로: 여자보다도 더 아름다운 미남으로, 하루노부의 측근 경호원. 처음에는 괴물처럼 생긴 간스케를 경멸하지만 차츰 지략과 군략에 뛰어난 간스케를 존경하게 된다. 군사인 간스케를 따라다니며 군략의 요체를 몸소 익혀 다케다 가의 요직을 차지하게 된다.

아키야마 신자에몬: 하루노부의 측근 경호원. 겐고로와 은근히 경쟁하는 사이며, 선이 굵고 사무라이 기백을 긍지로 삼는 젊은이다. 후일 간스케의 천거로 사무라이 대장을 비롯하여 하루노부의 무장으로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

다케다 노부시게: 하루노부의 첫째동생. 아버지 노부토라의 총애를 받아 차기 영주의 물망에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천성이 온화하여 자신은 영주의 자질이 아니라며 하루노부를 보좌한다. 하루노부와의 사이가 나쁘다는 거짓 연극을 꾸며 스와 공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산조: 하루노부의 정부인으로 미야코 귀족의 딸. 외진 곳으로 시집온 것을 불평하여 점점 하루노부와의 사이가 벌어진다.

미사공주: 스와 요리시게의 딸. 빛나는 미모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기품 때문에 스와 백성들에게 여신으로 숭배받을 정도로 스와의 보배다. 그러나 스와가 하루노부의 손에 넘어가자 그의 측실이 된다.

모치즈키 세이노스케: 스와의 미사 공주 시종. 동갑내기인 미사 공주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스와가 하루노부의 손에 넘어 가고 스와의 주군마저 하루노부에 의해 세상을 떠나자 타도 다케다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다.

스와 요리시게: 스와 대사(大社)의 모든 종교적 행사를 관장하는 제사장이며 스와의 영주. 그러나 처남이기도 한 하루노부에게 스와를 빼앗기고 그의 종용으로 활복한다.

네네: 하루노부의 여동생으로 요리시게의 부인. 요리시게의 아들 도라오마루를 낳고 스와가 함락되자 하루노부의 비호를 받지만 오빠에 대한 분노와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다가 끝내 한많은 인생을 마감한다.

스와 미쓰지카: 스와 요리시게의 숙부. 하루노부의 다케다 복속의 종용에 굴복하고 만다.

사나다 유키다카: 운노(海野)의 일족. 무라카미 요시키요에게 영지를 빼앗겨 절치부심하던 차에 사주로의 소개로 간스케를 만난다. 이후 냉철한 판단으로 간스케를 이어갈 군사로서 주목받아 다케다 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사하야 사주로: 간스케의 심복. 몸이 몹시 날렵하며 닌자술에 뛰어나 간스케의 밀명을 과감하고도 신속하게 처리한다.

교라이시 민부: 사무라이 대장. 하타모토(영주 직속의 사무라이) 가운데서도 출중한 인물이다. 네조 모타나오를 확실하게 복속시키기 위해 사자로 파견된다. 그 뒤 명문 바바 가의 가문을 이어 바바 민부쇼유 노부후사로 개명한다. 쇼유는 율령제에서 성(省)의 차관급 벼슬을 말한다. 후일 노부하루로도 불린다.

이타가키 노부카타: 군사 야마모토 간스케를 하루노부에게 추천한 다케다 가의 최고 중신. 노부토라 대의 장수로 하루노부를 어린 시절부터 가르쳐온 스승이다. 스와를 손에 넣은 후 그곳을 통치한다. 그러나 무라카미 요시키요에게 협공을 당한 하루노부를 구하기 위해 무라카미 군과 최후의 일전을 벌이다가 전사한다.

아마리 도라야스: 노부토라 대의 장수로 수많은 전쟁에서 공을 세워 인근 제국까지 용맹을 떨친 인물이다. 무라카미 요시키요와의 혈전에서 전사한다.

오부 도라마사: 하루노부의 장남 다로의 스승. 무가의 동량에 어울리는 후계자의 스승일 정도로 용맹한 장수이며 다케다 가의 중신

하라 도라타네: 하루노부의 아버지 노부토라 때의 장수로 용맹무쌍한 인물. 눈부신 용맹과 활약으로 도라(虎)라는 이름을 받았다.

우에스키 노리마사: 관동의 고즈케 국의 영주. 예전에 다케다의 선대인 노부토라가 시나노를 쳤을 때, 패배한 운노와 사나다 일족을 받아들여 그 이후로 다케다 가와 우에스기 가는 대립관계에 놓이게 된다.

호조 우지야스: 하루노부보다 여섯 살 위인 사가미, 이즈의 영주. 이마가와 가와 더불어 강국이다. 우에스기를 공략하여 고즈케 성을 장악한다.

이마가와 요시모토: 스루가, 도토미 양국의 태수. 요시모토는 하루노부의 누나의 남편이기도 하다. 미가와를 사이에 두고 다케다 가와 경쟁을 벌인다.

다카다 요리쓰구: 스와 가의 일족이며 다카토의 영주. 하루노부와 손을 잡고 종가인 스와 요리시게를 궁지로 몰아넣지만, 결국 하루노부에게 배신당한다.

가사하라 기요시게: 시가 성의 성주. 동 시나노 지역에서 유일하게 반(反) 다케다파. 관동 관령 우에스기 노리마사라는 든든한 방패막을 두엇지만 하루노부의 전략에 휘말려 결국 전장에서 목숨을 잃는다.

무라카미 요시키요: 신흥 호족으로 하나시나 군의 가쓰라오 성의 성주. 예전에 노부토라와 손잡고 시게노 일족의 하나인 운노 씨를 조슈로 쫓아냈다. 우에다하라를 공략하여 하루노부에게 첫 번째 패배를 안겨준 인물이다.

오가사와라 나카토키: 시나노의 수부(首府)인 후주의 하야시 성을 본거지로 한 명문가의 인물. 아시카가 막부로부터 시나노 슈고로 임명받았으며 시나노의 반다케다의 세력들의 맹주. 그러나 스와 공략 때 간스케의 지략으로 패배하고 만다.

네즈 모타나오: 지아사가타 군을 본거지로 한 네즈 성의 성주. 다케다 가의 복속 조건으로 딸 유리공주를 하루노부의 측실로 삼게 한다.

유리공주: 네즈 모토나오 성주의 딸. 인질을 요구하는 다케다 가에 당당하게 하루노부의 부인이 되겠다고 자청한다. 총명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인이다.

오스카 규베에: 무라카미 요시키요의 가로이며 도이시 성의 성주. 사나다 유키다카의 제의에 넘어가 요시키요를 배반한다. 도이시 성을 하루노부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고라쿠 성을 차지한다.

나가오 가게토라: 덕과 용기와 지혜를 갖춘 인물로 에치고의 가스가 성주. 우에스기 사다자네의 신하였는데 슈고였던 사다자네가 죽자 에치고의 슈고 대리의 자리에 오른다. 정의를 중시하여, 가쓰라오 성을 호조가에 빼앗긴 요시키요의 청으로 호조 우지야스의 정벌에 나선다.

나오에 가게쓰나: 나가오 가게토라의 가신. 가게토라의 형인 하루카게가 병약하여 무장으로서의 재능이 없어 혼란에 빠진 에치고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가게토라를 성주로 추대한다. 조용하면서도 치밀한 성격으로 가게토라를 위해 묵묵히 일한다.

오이 사다타카: 시쿠 군의 신흥호족. 나가쿠보 성의 성주. 다케다 군에게 패하여 하루노부의 협공 전략에 이용당한다.

도가쿠시 겐지: 북 시나노의 도가쿠시 산에 본거지를 둔 밀정 집단의 우두머리. 세이겐이라는 가짜 법명을 쓰면서 무라카미 요시키요의 밀정 노릇을 한다. 그 뒤 도라오마루의 거짓 스승 노릇을 하면서 도라오마루에게 하루노부를 살해하라 부추기지만 끝내 실패하여 죽음을 당한다.

아카네: 도가쿠시 겐지의 여동생. 겐지와 함께 하루노부 암살을 도모한다.

시로마쓰: 도가쿠시 겐지의 부하로 하루노부 암살을 도모한다.

다케다 다로 요시노부: 하루노부의 장남. 삼국동맹의 일환으로 이마가와 가의 딸을 아내로 맞이한다. 신겐의 스루가 침공에 반발하여 결국 폐적(廢嫡)당하다가 활복을 명 받는다.

바바 민부 노부후사: 사무라이 대장. 하타모토(영주 직속의 사무라이) 가운데서도 출중한 인물이다. 그 뒤 명문 바바 가의 가문을 이어받아 다케다 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바바 노부하루라고도 부른다.

오부 사부로베에: 오부 도라마사의 동생. 가와나카지마 전투에서 간스케의 전략에 따라 위험에 빠진 다케다 군을 구한다. 후일 형의 배신으로 모반자의 가문이 되자, 그 대신 야마가타 가를 이으면서 사부로베에 마사카게로 개명한다.

이세 빗주카미: 호조 우지야스의 장수. 호조, 이마가와, 다케다 가의 삼국동맹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벳토 구리다 가쿠주: 선광사를 지키는 무사대장. 후일 신겐의 편을 든다.

다이칸진과 다이혼간: 선광사를 지탱하는 두 승방. 다이칸진은 천태종, 다이혼간은 정토종이다. 하루노부의 선광사 본존불 이전 책략에 결국 승복하고 만다.

반응형